서재

가장 단순한 것의 힘 (탁진현, 2017)

도미니크 2021. 9. 30. 01:08

작가 소개

탁진현 작가님은 10년 차 기자였다. 지금은 퇴사 후 미니멀리즘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심플라이프앤워크랩 대표라는 직함으로 심플라이프(simplelife. kr)를 운영한다. 삶의 다양한 영역을 어떻게 하면 단순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을 한다. 물건은 어떻게 비우는지. 소비는 어떻게 최소화하는지. 업무는 어떻게 단순화하는지. 보유하는 자료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작가님은 미니멀리즘을 단순히 물건 비우는 걸 넘어서 삶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심플리 매거진'이라는 미니멀리즘 설파 잡지를 제작 중이다.

 

내가 본 <가장 단순한 것의 힘>

나도 미니멀한 삶을 좋아한다. 자연스레 방송, 도서, 유튜브 등 많은 미니멀리즘 콘텐츠를 접해왔고 그 내용들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미니멀리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소비한다. 이유는 딱 하나. "매번 경각심을 느끼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일들을 하지 마세요. 굳이 필요 없는 데 돈 쓰지 마세요.

 

이런 말들은 내게 중요하다. 추구하고 싶다. 그러나 읽고 며칠 뒤면 다시 희석된다. 그만큼 단순해지기란 생각보다 단순한 미션이 아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나를 자극해 줄 만한 미니멀리즘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현재는 탁진현 작가님의 <가장 단순한 것의 힘 - Minimal work>한 권만 들춰본다.

 

이 책을 찝은 이유는 내가 직장인이라 그런 것 같다.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은 일반적인 물건, 소비에 대한 미니멀화 내용도 다루지만 일과 정보를 어떻게 단순화시킬지에 대한 작가님의 통찰도 들어있다. 책 부제가 Minima work인 이유가 여기 있다. 

 

[삶의 단순화] 작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시도해본 사람은 안다. 초반에는 막 버리면서 의욕적으로 하다가 다시금 원래 라이프 스타일로 돌아와 버리는 경험을 해봤을 테다. 그래서 지속적 노력을 요구하는 분야다. 암. 삶 전체를 손보는 일인데 쉬울 리 없지. 이를 위해 반복적으로 단순화를 상기시켜 줄 만한 책이 필요하다. 내 경우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을 재독(再讀) 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그리하고 있는 걸 보니 탁진현 작가님의 통찰이 내겐 잘 맞는 듯하다.

 

문장 수집

나는 컴퓨터 앞에 앉기가 너무 싫어서 일을 머릿속에서부터 하기 시작했다.

생각을 구체화한 다음에야 최후의 수단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 생각과 작업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 회사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오거나 빈 종이에 떠오르는 것들을 적으면서 생각을 정리하자. 컴퓨터 앞에는 그다음에 앉아도 늦지 않다.

이때는 이미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되었기 때문에 컴퓨터로는 그 생각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화면 밖을 활용하라 中)

 

 앉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고 나서 앉자. 컴퓨터라는 도구에 너무 길들여져 생각할 힘을 잃지 말자. 진짜 일은 내 머리가 하고 컴퓨터는 옮기는 도구일 뿐이다. 머릿속에서 정리가 다 되면 쓰는 건 금방이다.

 


 

10%를 적립하거나 할인받기 위해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90%의 돈을 쓰는 건 어리석은 소비다. 절약이 아니라 소비를 조장하는 기업의 마케팅에 동조하는 행동일 뿐이다. (덜 쓰고 잘 사는 기술 中)

 

 할인받으려고 소비하지 말자. 현재 내 재산 파악이 쉽도록 할부 쓰지 맑고 일시불로 긁자.  

 


 

나는 이 자유로움이 좋아서 지금도 책상에 아무것도 두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업무용으로 쓴 물건은 노트북, 마우스, 펜, 수첩, 텀블러, 서류철 하나씩이 전부였다. 나는 이 물건들을 매일 들고 다니는 핸드백에 전부 넣어놓고, 일할 때만 꺼내서 책상 위에 놓는다. 요새는 가방 하나만 든 채 원하는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일한다. (...) 사람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하고 생산적이며 창의적이 된다. (말끔한 책상이 주는 자유 中)

 

 퇴사를 앞둔 사람처럼 회사 책상을 말끔하게 치워야지. 웬만한 자료들은 웹하드에 보관해둬야지. 

 


 

정보를 적게 소유한다고 해서 무슨 일이 나진 않으며, 정보가 많다고 해서 일을 더 잘하진 않는다. (...) 정보는 보관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당장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하며 현재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야근 지옥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 나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안은 매우 단순하다. 노트북 바탕화면에는 폴더 하나, 두 개의 파일과 휴지통이 전부다. 브라우저 즐겨찾기는 20개를 넘지 않고, 사용하는 앱도 20개 미만이다.

('지금'의 정보만 남긴다 中)

 

→ 일단 저장부터 하지 말자. 이 파일이 장기간 보관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혹은 임시 저장소용 폴더를 만들어 활용하자. 필요할 때만 다운받아 쓰고 사용이 끝나면 바로 지워버리게. 핵심은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만 소유하는 것이다. 아. 그리고 정보를 담아두는 주머니도 1개로 딱 정해서 쓰자. 우리 회사는 구글 기반으로 업무를 하므로 모든 걸 지메일, 구글포토, 구글드라이브 등에 저장해야겠다. 구글에만 접속하면 모든 사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노션, 에버노트 등 훌륭한 툴이 많지만 정보가 분산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

 


 

"어떻게 하면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공에 이를 수 있습니까?"

버핏은 플린트에게 가까운 미래, 혹은 일생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 중 스물다섯 가지를 떠오르는 대로 쭉 적어보라고 했다. 목록 작성이 끝나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섯 가지 목표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시켰고, 이것들을 '목록 A'로, 나머지 스무 가지를 '목록 B'로 이름 붙였다.

그리고 플랜트에게 물었다.

"나머지 목록 B는 어떻게 할 셈인가?"

"목록 A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20개도 가까운 미래에 꼭 해낼 겁니다. A를 실천하는 와중에 틈틈이 노력해서 이루겠습니다."

이 답을 들은 버핏은 예상과 다르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자네가 동그라미 치지 않은 목록 B는 어떻게든 피해야 할 목록이라네. 목록 A를 모두 달성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이 목표들을 거들떠봐서는 안 되네."

(목록 B를 어떻게 할 것인가 中)

 

 중요한 한 두 가지 일을 해내기 전까지 나머지 일들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무언가 포기하려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감당하지 못할 일의 양을 붙들고 있는 건 분명 욕심이다. 인정하자. 요새 나는 6개월 된 아기 육아를 한다. 새로 발령받은 부서에 적응하느라 업무 관련 공부량도 많다. 영어도 놓을 수 없다. 독서도 해야 하고 블로그에 기록도 해나가야 한다. 운동도 해야 한다. 집안일도 해야한다. 가족과시간도 물론 보내야지. 흠. 머리가 아프다. 스트레스를 받는 걸 보니 이 모든 걸 하려는 게 욕심인 모양이다. 내 힘이 부치다면 그거만큼 확실한 증거없다. 그러니 내 그릇의 크기를 알자. 모든 걸 동시다발적으로 찔끔찔끔해나갈 순 있겠지만, 모든 걸 다 '잘'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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